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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담론·규제의 변화 | 2부 권력과 일상의 접점 | 151화 정책이 실패하는 7가지 패턴 본문

2023년 7월, 세종시 정부청사 한 회의실. 42세 정책 담당 사무관 박정민은 보고서를 작성 중이었습니다. "청년 주거 안정 지원 정책 성과 평가". 예산 3000억 원을 썼습니다. 수혜자는 1만 2000명이었습니다. 목표는 10만 명이었습니다. 그는 마지막 줄을 썼습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3년 전에도 같은 문장을 썼습니다.
정책은 반복해서 실패합니다. 같은 문제에 다른 이름을 붙여 재탕합니다. 예산은 늘지만 효과는 안 늘어납니다. 실패 패턴은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배우지 않습니다.
첫 번째 패턴은 목표 과잉입니다. 모든 걸 다 하겠다고 합니다. 청년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를 한 정책에 다 넣습니다. 초점이 없으니 효과도 없습니다. 예산만 분산됩니다.
두 번째는 단기주의입니다. 선거 전에 성과를 내야 합니다. 장기 정책은 안 됩니다. 당장 보이는 것만 합니다. 주거 정책은 10년 걸리는데 2년 안에 성과를 요구합니다. 실패가 예정됩니다.
세 번째는 관할 중복입니다. 청년 정책은 고용부, 국토부, 교육부, 복지부가 다 합니다. 각자 따로 예산 받고 따로 집행합니다. 통합은 안 됩니다. 청년은 4군데서 지원받지만 실제론 아무것도 안 받습니다.
네 번째는 전달체계 부실입니다. 중앙정부가 예산 주고 지자체가 집행합니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역량이 다릅니다. 서울은 잘하는데 지방은 못합니다. 같은 정책인데 결과가 다릅니다.
다섯 번째는 사각지대 방치입니다. 조건을 까다롭게 만듭니다. 청년 중에서도 소득 하위 30%, 미취업자, 무주택자만 지원합니다. 정작 필요한 사람은 조건에 안 맞습니다. 정책 밖에 남습니다.

여섯 번째는 평가 부재입니다. 성과 평가를 안 합니다. 하더라도 형식적입니다. 실패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담당자는 2년마다 바뀝니다. 다음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뀝니다. 연속성이 없습니다.
일곱 번째는 현장 무시입니다. 청와대 책상에서 만들고 현장 의견은 안 듣습니다. 청년이 원하는 건 월세 지원인데 전세자금 대출을 줍니다. 수요와 공급이 안 맞습니다.
2017년 일자리 정책이 대표적입니다. 예산 11조 원으로 공공 일자리 81만 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6개월 단기 계약이었습니다. 끝나면 다시 실업자입니다.
2020년 전월세상한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급등을 막으려 했지만 역효과였습니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꿨습니다. 정책이 문제를 키웠습니다.
2022년 반도체 지원책도 실패했습니다. 10년간 300조 원 투자 발표했지만 구체 계획은 없었습니다. 발표용 정책이었습니다.
왜 반복될까요? 첫째, 정치 논리가 우선입니다. 실효성보다 표가 중요합니다. 당장 보이는 것, 포장 좋은 것을 택합니다.
둘째, 책임이 없습니다. 실패해도 담당자는 승진하고 장관은 다른 자리로 갑니다. 평가받지 않으니 배우지 않습니다.
셋째, 관성입니다. 기존 틀을 안 바꿉니다. 실패한 정책을 이름만 바꿔 재탕합니다. 혁신보다 답습이 쉽습니다.
2024년 지금도 같은 패턴이 반복됩니다. 청년 정책, 주거 정책, 일자리 정책. 이름만 바뀌고 구조는 같습니다. 실패는 예정되어 있습니다.
박정민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내년에는 다른 부서로 갑니다. 이 정책은 다른 사람이 맡을 겁니다. 그 사람도 3년 뒤 같은 보고서를 쓸 겁니다. 정책은 반복됩니다. 실패도 반복됩니다.
정책은 학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 실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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