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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담론·규제의 변화 | 2부 권력과 일상의 접점 | 150화 여론전과 이미지 정치 본문

2024년 2월, 서울 여의도 한 정치 컨설팅 회사. 29세 홍보 전문가 이지혜는 모니터 3개를 켜놓고 실시간 댓글을 확인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초선 국회의원입니다. 오늘 국회 질의 영상이 올라온 지 2시간. 조회수 5만, 댓글 300개. 긍정 60%, 부정 30%, 중립 10%. 그녀는 팀에 지시했습니다. "긍정 댓글 200개 더 필요합니다. 1시간 안에."
정치는 이미지 싸움입니다. 정책보다 인상이 중요하고, 내용보다 포장이 우선입니다. 유튜브 썸네일 하나가 법안 10개보다 영향력이 큽니다. 정치인은 브랜드가 되고, 선거는 마케팅이 됩니다.
이미지 정치는 1960년 미국 대선부터 시작됐습니다. 케네디와 닉슨의 TV 토론. 라디오로 들으면 닉슨이 이겼고, TV로 보면 케네디가 이겼습니다. 화면발이 결과를 바꿨습니다.
한국도 2000년대부터 본격화됐습니다. 모두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였습니다.
여론전이 작동하는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프레이밍입니다. 같은 사안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세금 인상"은 나쁘지만 "부자 기여"는 좋습니다. 프레임이 여론을 만듭니다.
두 번째는 타이밍입니다. 언제 터뜨리느냐가 중요합니다. 선거 일주일 전 폭로는 치명적입니다. 반박할 시간이 없습니다. 평시 폭로는 금방 묻힙니다. 정치판은 타이밍 게임입니다.
세 번째는 확산입니다. 기자를 통하고, 유튜버를 쓰고, 댓글부대를 동원합니다.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터지면 사실처럼 보입니다. 양이 진실을 만듭니다.

2022년 대선이 정점이었습니다. 유튜브 조회수 싸움, 밈 전쟁, 팬덤 동원. SNS가 주 전장이었습니다.
정치 컨설팅 산업도 커졌습니다. 선거 캠프에 수십 명 전문가가 붙습니다. 이미지 관리가 돈이 됩니다.
정치인 유튜브도 급증했습니다. 국회의원 10명 중 7명이 채널을 운영합니다. 국회 질의보다 유튜브 영상이 중요합니다.
역설은 이겁니다. 이미지 정치가 강해질수록 정치는 약해집니다. 포장은 화려한데 내용은 없습니다. 말은 많은데 실행은 안 됩니다. 브랜드는 강한데 정책은 빈약합니다.
가짜뉴스도 여기서 나옵니다. 진실보다 임팩트가 중요합니다. 팩트체크는 느리지만 가짜뉴스는 빠릅니다. 첫인상이 남습니다.
댓글 조작도 만연합니다. 2018년 드루킹 사건이 터졌습니다. 하지만 빙산의 일각입니다. 지금도 계속됩니다.
2024년 지금, 생성형 AI가 등장했습니다. 딥페이크로 가짜 발언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진실과 거짓 구분이 어렵습니다.
이지혜는 모니터를 껐습니다. 댓글 목표치를 달성했습니다. 긍정 여론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압니다. 이게 진짜 여론이 아니라는 걸. 만들어진 이미지일 뿐이라는 걸. 정치는 점점 더 쇼가 되고 있습니다.
정치는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이미지는 정치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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