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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담론·규제의 변화 | 2부 권력과 일상의 접점 | 149화 국가가 개인을 관리하는 방식 본문

2023년 10월,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 37세 회사원 김수현은 스마트폰 알림을 확인했습니다. "건강검진 미수검자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어제는 "주민세 납부 안내"였고, 그제는 "자동차세 독촉"이었습니다.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국가는 내가 뭘 안 했는지 정확히 압니다. 하지만 내가 뭘 필요로 하는지는 모릅니다.
국가는 개인을 관리합니다. 출생부터 사망까지 모든 기록이 남습니다. 주민등록, 건강보험, 국민연금, 세금, 병역, 운전면허. 데이터는 쌓이고, 시스템은 통합되고, 관리는 정교해집니다. 편리함과 감시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행정 데이터 통합은 2000년대 전자정부부터 시작됐습니다. 민원 처리가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국가가 개인을 더 잘 보게 됐습니다. 주민등록번호 하나로 모든 정보가 연결됩니다.
국가가 개인을 관리하는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데이터 통합입니다. 행안부, 국세청, 건보공단, 병무청 데이터가 연결됩니다. 한 부처가 모르던 걸 다른 부처가 압니다. 정보는 공유되고 개인은 투명해집니다.
두 번째는 자동 추적입니다. 일일이 확인 안 해도 됩니다. 시스템이 알아서 걸러냅니다. 세금 체납자, 건강검진 미수검자, 병역 기피자. 알고리즘이 찾아내고 자동으로 통보합니다.
세 번째는 선별 관리입니다. 모두를 똑같이 보지 않습니다. 고소득자, 다자녀 가구, 취약계층. 카테고리별로 나눠 관리합니다. 맞춤형 서비스라고 하지만 사실은 분류입니다.

2020년 코로나19 때 절정이었습니다. 카드 내역, 통신 기록, CCTV가 결합됐습니다. 확진자 동선이 10분 단위로 파악됐습니다. 방역엔 효과적이었지만 사생활은 사라졌습니다.
자가격리 앱도 그랬습니다. GPS로 위치 추적하고 이탈하면 통보했습니다. 관리는 정확했지만 감시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해외 송금도 마찬가지입니다. 100만 원 이상은 국세청이 모니터링합니다. 자금 세탁 방지가 명분이지만 정상 거래도 감시받습니다.
의료 데이터도 통합 중입니다. 건강보험 진료 기록을 질병관리청이 접근합니다. 비식별 처리한다지만 완벽한 비식별은 없습니다.
역설은 이겁니다. 국가는 개인을 관리한다고 하지만 실제론 감시합니다. 서비스 향상이라고 하지만 통제가 목적입니다. 편리함을 주는 대가로 자유를 가져갑니다.
중국의 사회신용 시스템이 극단입니다. 개인 행동을 점수화하고 점수 낮으면 불이익을 줍니다. 국가가 개인을 완전히 관리합니다.
한국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방향은 비슷합니다. 2023년 마이데이터가 도입됐습니다. 개인이 자기 데이터를 관리한다지만 실제론 정부와 기업이 더 많이 모읍니다.
디지털 신분증도 추진 중입니다. 편리하지만 모든 인증 기록이 남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추적 가능합니다.
2024년 지금, 개인정보 보호법은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이면 수집 가능합니다. 법은 있지만 구멍이 많습니다.
김수현은 알림을 지웠습니다. 국가는 그녀가 뭘 안 했는지 압니다. 하지만 왜 못 했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관리는 하지만 돌봄은 없습니다. 데이터는 쌓이지만 삶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국가는 개인을 압니다. 하지만 이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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