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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사건·사고 51화 삼청교육대 (1980-1981) 본문

1980년 8월 어느 날 저녁 서울 거리에서는
1980년 8월 4일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피카디리 극장 앞. 20대 청년이 영화를 보고 나왔다. 집으로 가려고 걸었다.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길을 막았다.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청년은 주민등록증을 꺼냈다. 군인이 살펴봤다. 장발이냐고 물었다. 머리카락이 귀를 덮었다. 함께 가자고 했다. 어디냐고 물었다. 대답이 없었다. 트럭에 태워졌다.
트럭에는 이미 10명 넘는 청년들이 타 있었다. 극장 앞에서, 술집 앞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잡혀왔다.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군인들은 말이 없었다.
삼청교육대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민들이 죽었다. 전두환 신군부는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8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했다. 사회 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사회악 일소 특별조치가 발표됐다. 폭력배, 깡패, 불량배를 단속한다고 했다. 건전한 사회 기풍 확립이 목적이라고 했다. 전국에 순화교육장이 설치됐다. 삼청교육대라 불렸다.
서울 삼청동 육군교도소가 본부였다. 전국 36개 부대에 교육대가 만들어졌다. 논산, 광주, 제주, 춘천 등지였다. 군 헌병과 전투경찰이 단속에 나섰다.
누가 연행됐나
서울 명동 거리에서 한 대학생이 잡혔다. 청바지를 입었다는 이유였다. 부산 서면에서 회사원이 연행됐다. 밤 10시가 넘어 술집에 있었다는 이유였다. 대구 중앙로에서 고등학생이 잡혔다. 머리가 길다는 이유였다.
공장 노동자가 연행됐다.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였다. 대학생이 잡혔다.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였다. 야당 당원이 연행됐다. 정치 활동을 했다는 이유였다.
전과자도 연행됐다. 전과 기록이 있으면 무조건 잡혔다. 폭력 전과가 없어도 상관없었다. 절도, 사기, 교통사고도 포함됐다. 형을 마친 사람도 다시 잡혔다.

교육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
논산 육군훈련소 삼청교육대. 연행된 사람들이 도착했다. 머리를 밀었다. 군복을 입혔다. 번호가 부여됐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렸다.
새벽 5시 기상이었다. 구보로 운동장을 돌았다. 아침 식사는 보리밥과 된장국이었다. 10분 안에 먹어야 했다. 오전 내내 훈련이 이어졌다. 엎드려뻗쳐, 앞으로 가, 뒤로 가가 반복됐다.
점심 후에도 훈련이 계속됐다. 구보, 팔굽혀펴기, 오리걸음이었다. 저녁 식사 후 군가를 불렀다. 밤 10시 취침했다. 다음 날도 같은 일과였다. 4주가 지나면 퇴교할 수 있었다. 문제를 일으키면 기간이 연장됐다.
폭력은 어떻게 자행됐나
경기도 광주 육군교도소 교육대. 한 청년이 구보를 따라가지 못했다. 교관이 곤봉으로 다리를 쳤다. 쓰러졌다. 일어나라고 소리쳤다. 일어나지 못했다. 발로 찼다.
밤에 얼차려가 시작됐다. 엎드려뻗쳐 자세로 1시간을 버텨야 했다. 팔이 떨렸다. 쓰러지면 곤봉이 날아왔다. 누군가 기절했다. 물을 끼얹었다. 정신을 차리면 다시 얼차려를 시켰다.
어떤 사람은 맞아서 죽었다. 폭행 중 사망했다. 가혹 행위로 숨졌다. 훈련 중 사고사로 기록됐다. 가족에게는 심장마비라고 통보했다. 시신은 훼손돼 있었다.
몇 명이나 끌려갔나
1980년 8월부터 1981년 1월까지 6개월간 6만 755명이 연행됭다. 이 중 3만 9천여 명이 삼청교육대로 보내졌다. 나머지는 훈방됐거나 구속됐다.
실제 폭력배 비율은 10%도 안 됐다. 대부분 일반 시민이었다. 대학생, 노동자, 회사원, 자영업자였다. 억울하게 연행된 사람이 90%가 넘었다.
사망자는 공식 기록 54명이었다.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후유증으로 나중에 사망한 경우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정신 질환을 얻은 사람도 많았다.
교육을 마친 사람들은 어떻게 됐나
1980년 12월 한 청년이 4주 교육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20킬로그램이 빠졌다. 다리를 절었다. 말을 하지 않았다. 밤에 악몽을 꿨다. 교관이 때리는 꿈이었다.
직장은 잃었다. 교육대에 간 사실이 알려졌다.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찍혔다. 재취업이 어려웠다. 결혼도 깨졌다. 상대 집안에서 반대했다.
어떤 사람은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군복만 봐도 떨었다. 큰 소리만 들어도 움츠러들었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 치료를 받지 못했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으면 불이익을 받았다.
진상 규명은 언제 시작됐나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삼청교육대는 금기였다. 언론이 다루지 않았다. 피해자들도 말하지 않았다. 수치스럽다고 여겼다. 사회가 외면했다.
1996년 5·18특별법이 제정됐다. 전두환과 노태우가 재판을 받았다. 삼청교육대는 빠졌다. 기소 대상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냈다. 국회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삼청교육대 사망 사건을 조사했다. 일부 사례가 확인됐다. 2019년 진실화해위원회가 재조사에 나섰다. 피해자 증언을 받았다. 진상 규명이 진행 중이었다.
2024년 한 피해자의 증언은
2024년 3월 서울 용산구 진실화해위원회 사무실. 70대 노인이 증언했다. 1980년 당시 20대였다. 명동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다 잡혔다. 논산 교육대로 갔다.
4주 동안 매일 맞았다. 이유도 모르고 맞았다. 교관이 화가 나면 아무나 때렸다. 한 번은 곤봉에 머리를 맞았다. 정신을 잃었다. 의무실에 갔다가 다시 훈련장으로 보내졌다.
지금도 악몽을 꾼다. 44년이 지났지만 잊히지 않는다. 사과를 받고 싶다.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 국가가 잘못했다고 인정해주길 바란다. 말을 마치며 눈물을 흘렸다.
질문은 남는다
군부가 권력을 잡기 위해 무고한 시민 6만 명을 연행했다. 사회 정화라는 명분으로 폭력을 자행했다. 54명이 죽었다. 수만 명이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폭력을 휘두를 때 누가 책임지는가. 권력의 정당성은 어디서 오는가. 4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상 규명이 끝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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