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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사건·사고 48화 반복되는 하청 노동자 사망 본문

역사 & 현대 사회/대한민국 근현대사

대한민국 100대 사건·사고 48화 반복되는 하청 노동자 사망

raon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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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산단 사업장. 나프타 분해 공장 외관 곳곳이 녹슬어 있다. 대산산단은 1980년대 말 조성을 시작해 1990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2022년 9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2022년 9월 17일 오전 11시경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 설비. 협력업체 소속 40대 노동자가 질소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함께 일하던 동료 2명도 의식을 잃었다. 구조됐지만 중상을 입었다.

고로 냉각수 배관 점검 작업이었다. 밀폐 공간이었다. 산소 농도 측정을 하지 않았다. 송풍 설비도 가동하지 않았다. 3명이 함께 들어갔다. 질소 가스가 차 있었다.

포스코 정규직은 고로 운영을 담당했다. 위험한 점검과 보수는 협력업체에 맡겼다. 사망한 노동자는 2차 하청 소속이었다. 입사 6개월 차였다.


왜 하청 노동자에게 위험이 집중됐나

2023년 고용노동부 통계. 산재 사망자 819명 중 하청 노동자가 421명이었다. 51%였다. 원청 정규직 사망자는 178명으로 22%였다. 나머지는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이었다.

건설 현장에서 하청 비율은 더 높았다. 건설업 사망자 425명 중 하청이 312명이었다. 73%였다. 높은 곳 작업, 중장비 운전, 위험 물질 취급이 하청 몫이었다.

제조업도 마찬가지였다. 화학 공장, 제철소, 조선소에서 정규직은 관리 감독을 했다. 하청은 현장에서 직접 작업했다. 폭발 위험, 유해 물질 노출, 밀폐 공간 작업이 하청에 집중됐다.


2016년 구의역 이후 무엇이 바뀌었나

2016년 5월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중이던 19세 청년이 열차에 치여 숨졌다.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안전 요원 배치도 없었다. 서울메트로는 위험 작업을 외주화했다.

사고 후 서울교통공사는 스크린도어 정비를 직접 고용으로 전환했다. 2017년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다. 안전 업무 외주화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2022년 10월 구의역 인근 선로에서 또 하청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졌다. 궤도 보수 작업 중이었다. 안전 요원이 없었다. 작업 중지 신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6년 전과 같은 방식의 사고였다.


발전소에서는 왜 사고가 반복됐나

2018년 12월 김용균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졌다. 2019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 발전 5개사는 위험 작업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석탄 이송설비, 고소 작업 등이 대상이었다.

2023년 1월 충남 당진화력발전소에서 50대 하청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다.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비상정지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김용균 사고와 같은 방식이었다.

한국서부발전은 300명을 정규직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체 하청 노동자 900명 중 일부였다. 나머지는 여전히 위험 작업을 했다. 간접 고용, 용역 형태로 외주화가 유지됐다.


조선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나

2023년 5월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조선소. 60대 하청 노동자가 선박 내부 작업 중 추락해 숨졌다. 안전난간이 없었다. 안전고리를 착용했지만 고정 지점이 부실했다.

같은 해 7월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40대 하청 노동자가 크레인에 깔려 숨졌다. 8월에는 50대 하청 노동자가 밀폐 공간에서 질식했다. 한 해 동안 조선소에서 하청 노동자 12명이 죽었다.

조선소 정규직은 설계와 관리를 담당했다. 용접, 도장, 배관 작업은 하청이 했다. 위험한 높이, 밀폐 공간, 중장비 작업이 하청 몫이었다. 3차, 4차 하청도 많았다. 갈수록 안전 관리가 허술해졌다.


2020년 11월24일 오후 고압산소 취급 중 폭발 사고로 3명이 숨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원청은 왜 책임을 회피했나

원청은 도급 계약일 뿐이라고 했다.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청업체가 안전 관리 책임을 진다고 했다. 사고가 나면 하청업체 대표만 처벌받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있었지만 원청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 안전보건관리체계는 형식적으로 갖춰졌다. 정기 점검도 했다고 기록에 남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안전이 지켜지지 않았다.

법원도 원청 책임을 인정하는 데 신중했다. 도급 계약과 사용 관계의 경계가 모호했다. 원청이 직접 지시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청 노동자는 왜 위험을 감수했나

2023년 3월 경기도 화성시 한 배터리 공장. 30대 하청 노동자가 화학 물질에 노출돼 화상을 입었다. 보호 장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환기 시설도 부족했다.

그는 6개월 계약직이었다. 재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위험하다고 말하면 다음 계약이 어려울까 두려웠다. 안전 문제를 제기한 동료가 계약 해지된 사례를 봤다.

일당제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도 많았다. 일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었다. 다쳐도 쉬기 어려웠다. 산재 신청하면 재계약이 안 될까 걱정했다. 위험을 알면서도 일했다.


정부 대책은 왜 효과가 없었나

고용노동부는 위험 작업 도급 금지를 확대했다. 2020년 24개 업종, 2023년 38개 업종으로 늘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회 방법이 생겼다. 용역, 파견, 사내 하청 형태로 외주화가 유지됐다.

정부는 원청 책임을 강화한다고 했다. 점검을 늘렸다. 적발하면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기업은 과태료를 내고 끝냈다. 안전 투자보다 과태료가 쌌다.

노동조합이 없는 하청 사업장이 많았다.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안전 문제를 제기하면 해고될까 두려웠다. 구조적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


2024년 여름 또 하청 노동자가 죽었을 때

2024년 6월 경기도 평택시 한 물류센터 건설 현장. 30대 하청 노동자가 철골 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안전 조치 없이 중장비를 작동했다. 2차 하청 소속이었다. 입사 3개월 차였다.

유족이 원청 책임을 물었다. 원청은 도급 관계일 뿐이라고 했다. 하청업체 관리 소홀이 원인이라고 했다. 검찰은 하청업체 대표만 기소했다. 원청 경영진은 기소하지 않았다.

언론은 크게 보도하지 않았다.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한 달에 10명 넘게 죽었다. 일상이 됐다.


질문은 남는다

위험한 일은 하청에 맡기고 원청은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 법이 만들어져도 현장은 바뀌지 않았다. 김용균 이후, 구의역 김군 이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하청 노동자가 죽었다.

왜 위험은 항상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되는가. 원청이 이익을 가져가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는 정당한가. 법이 있어도 하청 노동자 사망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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