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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사건·사고 46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2021) 본문

역사 & 현대 사회/대한민국 근현대사

대한민국 100대 사건·사고 46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2021)

raon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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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집회

2020년 12월 국회 앞 천막에서는

2020년 12월 10일 국회 정문 앞.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이 천막을 쳤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였다. 손에 든 피켓에는 아들 사진과 함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게 해달라고.

 

같은 자리에 故 김용균, 故 김재순, 故 이한빛 유족들이 모였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서, 현대중공업 하청 현장에서 죽은 노동자들의 가족이었다. 2016년부터 4년간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가 1만 명을 넘었다.

국회는 법안 처리를 미뤘다. 재계가 반발했다. 야당 일부도 유보적이었다. 유족들은 한겨울 천막에서 밤을 보냈다.


법 제정 논의는 언제 시작됐나

2018년 12월 김용균이 죽었다. 2019년 1월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 김용균법이라 불렸다. 도급인의 안전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었다. 위험 작업 도급 금지 범위가 넓어졌다.

 

하지만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었다. 현장 관리자만 처벌받았다. 벌금형에 그쳤다. 기업은 과태료를 내고 끝났다. 안전 투자보다 과태료가 싸다는 계산이 나왔다.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경영책임자 처벌법 제정을 요구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가 2019년 6월 출범했다. 50만 명 서명을 받았다. 2020년 1월 국회에 법안이 발의됐다.


어떤 내용을 담으려 했나

법안은 중대 산업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이었다. 사망 사고가 나면 대표이사와 이사를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 기업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의무화했다.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야 했다. 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개선해야 했다. 하청 노동자 안전도 원청 책임으로 명시했다.

 

시민 재해도 포함됐다. 공중이용시설과 공중교통수단에서 사망 사고가 나면 경영책임자를 처벌한다.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제천 화재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한 조항이었다.


재계는 왜 반대했나

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반대 입장을 냈다. 2020년 9월 성명을 발표했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했다. 경영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처벌보다 예방이 우선이라고 했다. 안전 투자를 유도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했다. 징역형은 과도하다고 했다. 벌금형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은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안전관리 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없다고 했다.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유예 기간을 달라고 했다.


2020년 4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가 났을 때

2020년 4월 29일 경기도 이천시 물류창고 건설 현장에서 화재가 났다. 지하 공사 중 우레탄 폼에 불이 붙었다. 38명이 숨졌다. 10명이 다쳤다. 대부분 하청 노동자였다.

 

소방 시설이 작동하지 않았다. 비상구가 막혀 있었다. 작업자들이 우레탄 폼의 위험성을 몰랐다. 안전 교육이 없었다. 현장 소장은 공기 단축을 압박했다.

 

유족들이 국회 앞으로 왔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더 이상 같은 사고가 반복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여론이 움직였다.


안전교육

국회는 어떻게 법을 통과시켰나

2020년 11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법안 심사가 시작됐다.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경영책임자 처벌 수위, 적용 대상 사업장 규모, 시행 시기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12월 법사위를 통과했다. 사망 사고 시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50인 이상 사업장에 즉시 적용하고 5인 이상 50인 미만은 3년 유예한다. 중상 사고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정했다.

 

2021년 1월 8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의원 189명 중 찬성 169명, 반대 14명, 기권 6명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다. 공포 1년 뒤인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법 시행을 앞두고 무슨 일이 있었나

2021년 여름부터 재계가 법 개정 요구에 나섰다. 시행 유예를 달라고 했다. 처벌 수위를 낮춰달라고 했다. 정부와 국회를 압박했다.

기업들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서류로 만들었다. 컨설팅 업체에 매뉴얼 작성을 맡겼다. 형식적인 점검 체크리스트가 생산됐다. 실제 현장 안전 투자는 미흡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법 후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이 다시 국회 앞에 모였다. 법대로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기업 지원 방안을 내놓으며 법 시행을 예고했다.


2022년 1월 법이 시행된 뒤에는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5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이었다.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했다. 위반 시 처벌을 받았다.

 

시행 첫해 산재 사망자는 874명이었다. 전년 828명보다 늘었다. 건설 현장에서 458명이 죽었다. 추락 사고가 여전히 많았다. 법이 있어도 죽음은 계속됐다.

 

검찰은 중대 재해 사업장을 수사했다. 2022년 한 해 18건을 기소했다. 경영책임자 처벌 사례는 3건이었다. 대부분 현장 관리자가 처벌받았다. 원청 대표는 기소되지 않았다.


법의 한계는 무엇이었나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4년까지 유예됐다. 소규모 건설 현장, 영세 제조업이 사각지대였다. 일용직과 특수고용 노동자가 일하는 곳이 그런 현장이었다.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웠다. 안전보건관리체계 미비와 사망 사고의 직접 연결을 증명해야 했다. 검찰은 신중했다. 경영책임자 처벌 사례가 많지 않았다.

 

기업은 하청에 책임을 떠넘겼다. 원청은 관리 감독 책임만 졌다. 직접 고용하지 않은 노동자 사고에는 책임을 회피했다. 위험의 외주화는 계속됐다.


질문은 남는다

법이 만들어졌지만 노동자는 여전히 죽었다. 경영책임자 처벌 사례는 드물었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하청 노동자 보호는 여전히 미흡했다.

 

법 제정이 목적이었나 노동자 생명 보호가 목적이었나. 형식적인 체계 구축으로 끝나는 법이 실효성이 있는가. 법이 있어도 죽음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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