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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사건·사고 44화 플랫폼 노동자 산업재해 본문

역사 & 현대 사회/대한민국 근현대사

대한민국 100대 사건·사고 44화 플랫폼 노동자 산업재해

raon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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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2021년 1월 서울 송파구 한 교차로에서

2021년 1월 3일 오후 9시경 서울 송파구의 한 교차로. 30대 배달 라이더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승용차와 충돌했다. 헬멧을 쓰고 있었지만 머리를 크게 다쳤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흘 뒤 숨졌다.

그는 배달앱 세 개를 동시에 켜놓고 일했다. 주문이 들어오면 가장 가까운 곳부터 배달했다. 한 시간에 네 건에서 다섯 건을 소화해야 10만 원을 벌었다. 빨리 달려야 했다.

같은 달 경기도 수원에서도 40대 배달 라이더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인천에서는 20대 라이더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상을 입었다. 2021년 한 해 배달 라이더 교통사고 사망자는 17명에 달했다.


플랫폼 노동은 어떻게 작동했나

배달 라이더는 배달앱에 등록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가 주요 플랫폼이었다. 앱을 켜면 주문이 들어왔다. 거리와 배달료가 표시됐다. 수락하면 음식점으로 갔다.

음식을 받아 고객에게 배달했다. 건당 3000원에서 5000원을 받았다. 거리가 멀면 조금 더 받았다. 하루 30건을 배달해야 10만 원 안팎을 벌었다.

알고리즘이 배차를 결정했다. 배달 시간을 지키는 라이더에게 더 많은 주문이 갔다. 평점이 낮으면 주문이 줄었다. 빨리, 친절하게 배달해야 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일했다.


왜 사고가 반복됐나

빠른 배송이 경쟁력이었다. 배달앱들은 30분 배송, 20분 배송을 내세웠다. 고객은 빠른 배달을 원했다. 늦으면 별점이 낮아졌다. 라이더는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다.

비 오는 날 주문이 많았다. 배달료가 올라갔다. 라이더들은 우비를 입고 나갔다. 빗길은 미끄러웠다. 시야도 좋지 않았다. 사고 위험이 높아졌다.

배달 오토바이 대부분이 125cc 이하였다. 면허 취득이 쉬웠다. 운전 경험이 부족한 라이더도 많았다. 안전 교육은 온라인 동영상 시청이 전부였다. 실제 도로 교육은 없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어땠나

대리운전도 플랫폼 노동이었다. 카카오 T, 대리운전앱에 등록해 일했다.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가 주요 시간대였다. 금요일과 주말 밤이 바빴다.

한 건당 2만 원에서 3만 원을 받았다. 앱 수수료를 제외하면 실수령액은 1만 5000원 안팎이었다. 하룻밤에 다섯 건에서 여섯 건을 해야 7만 원을 벌었다.

2022년 대리운전 기사 교통사고 사망자는 12명이었다. 졸음운전 사고도 많았다. 밤새 일하고 새벽에 귀가하다 사고를 당했다. 피로가 누적됐다.


산재 보험은 적용됐나

2020년 7월부터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산재 보험이 의무 적용됐다. 배달 라이더와 대리운전 기사도 포함됐다. 플랫폼 기업이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했다.

하지만 가입률은 낮았다. 2021년 배달 라이더 30만 명 중 산재 보험 가입자는 10만 명이었다. 3분의 2가 미가입 상태였다. 플랫폼 기업이 가입을 독려하지 않았다.

산재 인정도 쉽지 않았다. 교통사고가 업무 중 발생했는지 입증해야 했다. 퇴근길 사고는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라이더들은 산재 신청 절차조차 잘 몰랐다.


교육

2022년 여름 폭염 속 배달 현장에서는

2022년 7월 서울 기온이 38도를 넘었다.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배달 주문은 늘었다. 더워서 밖에 나가기 싫은 사람들이 음식을 시켰다.

배달 라이더들은 햇볕 아래서 오토바이를 몰았다. 보온 가방을 메고 달렸다. 땀이 헬멧 안으로 흘렀다. 시야가 흐려졌다. 어지러웠지만 배달을 멈출 수 없었다.

경기도 평택에서 40대 라이더가 배달 중 쓰러졌다. 열사병이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같은 달 서울에서도 30대 라이더가 더위로 쓰러져 응급실로 갔다.


알고리즘은 노동자를 어떻게 관리했나

배달앱 알고리즘은 라이더의 모든 행동을 기록했다. 배달 시간, 이동 경로, 평점, 거절 횟수가 데이터로 쌓였다. 좋은 평가를 받은 라이더에게 더 많은 주문이 배정됐다.

배달 거절이 많으면 불이익을 받았다. 주문 배정이 줄어들었다. 라이더들은 먼 거리나 어려운 장소도 거절하기 어려웠다. 알고리즘이 평가했다.

휴식 시간도 알고리즘이 결정했다. 점심과 저녁 시간에는 주문이 집중됐다. 쉬면 수입이 줄었다.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웠다. 끼니를 거르고 일하는 라이더가 많았다.


정부와 플랫폼 기업은 어떻게 대응했나

고용노동부는 2023년 배달 플랫폼 안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주요 플랫폼 5개를 점검했다. 안전 교육 부실, 산재 보험 가입 독려 미흡이 지적됐다.

배달앱들은 자체 안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배달의민족은 안전 교육 콘텐츠를 강화했다. 쿠팡이츠는 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교통사고는 줄지 않았다.

플랫폼 기업들은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지 않았다. 고용 책임을 지지 않으려 했다. 알고리즘만 제공한다고 했다. 노동자성 인정 논란이 계속됐다.


2024년 겨울 한 배달 라이더의 하루는

오후 5시 배달앱을 켰다. 주문이 들어왔다. 강남구에서 송파구까지 5킬로미터였다. 배달료는 4500원이었다. 수락했다.

음식점에 도착했다. 음식이 아직 안 나왔다. 10분을 기다렸다. 배달 시간이 촉박해졌다. 서둘러 출발했다. 신호등에서 멈추기 아까웠다. 노란불에 가속했다.

저녁 10시까지 25건을 배달했다. 11만 원을 벌었다. 기름값과 앱 수수료를 빼면 8만 원이 남았다. 허리와 어깨가 아팠다. 내일도 같은 하루가 기다렸다.


질문은 남는다

빠른 배달을 요구하는 소비자와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플랫폼 사이에서 노동자는 위험을 감수했다. 알고리즘이 속도를 압박했다. 교통사고와 과로가 반복됐다.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알고리즘으로 노동을 관리하면서 고용 책임은 회피하는 구조는 정당한가. 편리함의 대가를 노동자가 생명으로 치르는 현실은 언제 바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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