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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사건사고 20화: 삼풍백화점 붕괴 "대한민국 최악의 건축 참사" 본문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백화점. 쇼핑객들로 붐비는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백화점 안에는 1,500명 정도가 있었습니다. 세일 기간이라 평소보다 더 많은 손님이 몰렸습니다.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20초 만에 5층짜리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502명이 목숨을 잃고, 937명이 다쳤습니다. 평시 건축물 붕괴로는 세계 역사상 최악의 참사였습니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지 불과 8개월 만이었습니다. "또?" 국민들은 경악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모래성 위에 세워진 나라였습니다. 어디든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경고는 있었다
사실 삼풍백화점 붕괴는 예고된 참사였습니다. 붕괴 하루 전인 6월 28일, 건물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5층 천장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콘크리트 파편이 떨어졌습니다. 직원들이 보고했습니다. "건물이 위험합니다."
하지만 백화점 경영진은 영업을 강행했습니다. 세일 기간이라 매출이 중요했습니다. "하루만 더 버티자." 29일 아침에도 균열은 더 커졌습니다. 천장이 처지기 시작했습니다. 5층 식당가 직원들은 불안해했습니다. "이거 정말 위험한 거 아니에요?"
오후 5시경, 백화점 간부들이 긴급 회의를 했습니다. 건물 전문가를 불러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전문가는 말했습니다. "즉시 건물을 비워야 합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릅니다." 간부들은 고민했습니다. 쇼핑객을 내보내면 매출 손실이 큽니다. 괜한 소동일 수도 있습니다.
오후 5시 30분, 회장 이준을 비롯한 백화점 임원들은 건물을 빠져나갔습니다. 자신들만 대피한 것입니다. 하지만 쇼핑객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에게도 대피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일부 직원은 위험을 느끼고 도망쳤지만, 대부분은 남아서 일했습니다.
오후 5시 57분,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20초 만에 사라진 건물
5층 천장이 먼저 무너졌습니다. 지붕의 무거운 에어컨 실외기들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5층이 무너지자 4층, 3층이 연쇄적으로 무너졌습니다. 건물 중앙부가 먼저 꺼지면서 양쪽이 안으로 쏠렸습니다. "팬케이크 붕괴"라고 불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쇼핑하던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추락했습니다. 천장이 내려앉고, 벽이 무너지고, 바닥이 꺼졌습니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습니다. 5층, 4층, 3층, 2층, 1층. 모든 층이 겹쳐지면서 지하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20초 만에 5층 건물이 4층 높이의 잔해 더미가 되었습니다.
건물 밖에서는 엄청난 먼지 구름이 치솟았습니다. "쿵" 하는 소리가 서초동 일대를 뒤흔들었습니다. 마치 폭탄이 터진 것 같았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놀라 돌아봤습니다. "백화점이 없어졌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멀쩡하던 건물이 사라졌습니다.
신고가 빗발쳤습니다. 소방서, 경찰서, 119. 모든 구조 기관이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망연자실했습니다. 너무 컸습니다. 수백 명이 잔해 속에 갇혀 있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잔해 속에서 들려오는 외침
"여기 사람 있어요!" 잔해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생존자들이었습니다.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층과 층 사이에 공간이 생긴 곳이 있었습니다. 그 틈에 갇힌 사람들이 살아남았습니다.
구조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웠습니다. 잘못 건드리면 2차 붕괴가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생존자를 찾아도 꺼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콘크리트 덩어리와 철근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중장비를 함부로 쓸 수 없었습니다. 생존자를 다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밤새 구조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첫날 밤, 30여 명이 구조되었습니다. 대부분 건물 가장자리에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자를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잔해 속 깊은 곳에 갇힌 사람들은 꺼낼 방법이 없었습니다.
6월 30일, 7월 1일. 사흘째 되는 날까지도 생존자가 발견되었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물 한 모금 없이, 먹을 것도 없이, 좁은 공간에 갇혀 버텼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버텨주세요!" 구조대원들이 외쳤습니다.
7월 4일, 박승현 양이 구조되었습니다. 붕괴 5일 만이었습니다. 19세 대학생이었습니다. 좁은 틈에 갇혀 있었는데, 빗물을 받아 마시며 버텼다고 했습니다. 7월 11일에는 직원 최명석 씨가 13일 만에 구조되었습니다. 생존의 기적이었습니다.
7월 16일 오전, 마지막 생존자가 발견되었습니다. 백화점 직원 박승현 씨(30)였습니다. 붕괴 17일 만이었습니다. 세계 구조 역사상 가장 오래 잔해 속에서 버틴 사례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생존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잔해 속에는 시신만 남아 있었습니다.

왜 무너졌나
국민들은 의문을 품었습니다. "왜 백화점이 무너졌지?" 조사 결과는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삼풍백화점은 처음부터 부실 공사의 결정체였습니다.
원래 삼풍백화점은 4층짜리 오피스텔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공 중에 백화점으로 용도를 변경했습니다. 백화점은 오피스텔보다 하중이 큽니다. 많은 사람이 다니고, 무거운 물건이 쌓입니다. 설계를 다시 해야 했지만, 그냥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5층을 추가했습니다. 4층 건물이 5층이 되었습니다. 하중은 더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기둥을 보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둥을 가늘게 만들었습니다. 백화점 매장을 넓게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설계상 60cm여야 할 기둥을 40cm로 만들었습니다.
5층 옥상에는 무거운 냉각탑(에어컨 실외기)을 설치했습니다. 한 대당 87톤. 네 대를 올렸습니다. 350톤의 하중이었습니다. 원래 설계에는 없던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건물 한가운데에 설치했습니다. 가장 약한 곳에 가장 무거운 것을 올려놓은 것입니다.
냉각탑 위치를 옮기느라 지붕 바닥을 뚫고 끌고 다녔습니다. 콘크리트가 금이 갔습니다. 철근이 끊어졌습니다. 구조적 안전성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이러다 건물이 무너진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무시되었습니다.
철근도 부실했습니다. 들어가야 할 만큼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시멘트는 모래를 많이 섞어 강도가 약했습니다. 기둥과 보의 연결도 부실했습니다. 건물 전체가 부실의 덩어리였습니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건물이었습니다.
살인자들의 처벌
검찰은 삼풍그룹 회장 이준과 건설사 임원, 설계자, 감리자를 모두 기소했습니다. 재판은 신속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컸기 때문입니다.
1심 판결에서 이준 회장은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아들인 이한상 사장은 징역 7년을 받았습니다. 건설사 사장과 임원들도 5~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형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준은 징역 7년 6개월, 이한상은 5년으로 감형되었습니다.
형량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502명을 죽인 사람이 7년이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었습니다. 1명당 5일. 그것이 희생자 한 명의 목숨 값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부실 공사 해도 되겠네"라는 냉소가 나왔습니다.
삼풍그룹은 파산했습니다. 배상 능력이 없었습니다. 유족들에게 제대로 보상하지 못했습니다. 국가가 일부 지원했지만,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가장을 잃은 가족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습니다.
법은 바뀌었지만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정부는 건축법과 관련 법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건축물 안전 관리 특별법이 제정되었습니다. 대형 건축물은 정기적으로 안전 진단을 받아야 했습니다. 부실 시공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습니다. 건설사의 하자 담보 책임 기간도 늘어났습니다.
전국의 대형 건물을 긴급 점검했습니다.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아파트. 위험 판정을 받은 건물은 즉시 보강 공사를 하거나 철거했습니다. 한동안은 안전 관리가 철저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느슨해졌습니다. 부실 공사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2014년 판교 환풍구 붕괴, 2017년 포항 지진 때 필로티 건물 피해, 2018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022년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여전히 부실 공사와 안전 불감증이 참사를 낳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전한가
삼풍백화점 붕괴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다니는 건물은 안전한가. 내일 무너지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에 간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옷을 사고, 선물을 고르고,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502명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부실 공사로 지어진 건물이 무너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건물을 짓는 사람의 의무, 관리하는 사람의 의무, 감독하는 국가의 의무. 그리고 국민의 권리입니다. 안전한 건물에서 살 권리. 무너지지 않는 곳에서 일할 권리.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부실 공사가 낳은 두 참사는 불과 8개월 간격으로 일어났습니다. 53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이것은 안전한가?" 그리고 안전하지 않다면,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것이 살아남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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